기술사 필기시험 이력이 18회 정도 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실수를 저질렀었습니다.

 

수험자가 시험 시작 전 또는 시험 중에 실수를 하게 되면 감독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제가 겪은 일을 기록합니다.


1. 시험중 볼펜이 안나올 때 (여분 없음)

토목구조기술사 첫 시험을 볼 때 필통을 챙기지 못해서

볼펜 한 자루와 TI계산기만 챙겨간 적이 있었습니다.

 

1교시에 한참을 적고 있는데 갑자기 볼펜이 나오질 않습니다.

흔들어보고 안되서 내부에 볼펜심을 보니 잉크가 하나도 없네요. ㅠ_ㅠ

 

조용히 손을 들고 감독님에게 용무가 있음을 알렸습니다.

감독이 내 자리로 오더니

 

감독님 : 무슨 일이신가요?

장수풍땅이 : 볼펜이 안나와요

감독님 : 여분 없으신가요? 

장수풍땅이 : 넹. (없으니까 불렀지.)

 

두 분의 감독님은 교탁위와 자기네 몸을 뒤적거리더니, 여분의 볼펜이 없다고 합니다.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하더니 교실 문 밖에 시험관리원에게 물어보십니다.
역시나 여분은 없음.

결국, 교무실에 가서 볼펜 받아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음.

공단측에서는 이걸로 큰 문제 삼지 않음.


2. 시험중 계산기 건전지가 전부 소모되었을 때 (건전지 여분 없음)

위와 같은 토목구조기술사 첫 시험을 볼 때

볼펜 사태 이후 다음 교시에서 계산기에 건전지가 다 나가버려서 전원이 켜지질 않음

 

조용히 손을 드니, 감독님이 조용히 옆에 오십니다.

 

감독님 : 무슨 일이십니까?

장수풍땅이 : 죄송합니다만...이제는 계산기 건전지가...

감독님 : ㅠ_ㅠ (너 이 생퀴...)

 

역시나 교무실에 가서 건전지 받아옴.

 

그 시험은 20점 받음. (감독님 미안해요.)


3. 시험 시작 전 답안지 겉표지에 '종목명' 잘못 기재했을 때

토목시공기술사 두 번째 필기시험을 볼 때

시험 시작 전에 답안지 겉면에 종목명을 적을 때 일이었다.

토목구조기술사 필기시험을 10번을 넘게 치른 이력이 있다보니 종목명을 기재할 때 나도 모르게 '토목구조기술사'로 기재해버렸다.

 

수정테이프로 수정하려다가 조용히 손 들고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장수풍땅이 : 답안지 표지에 종목명 잘못 기재했습니다.

감독님 : 아~ 그러면 답안지를 교체해야 합니다.

 

하면서 답안지를 새걸로 주십니다.

공단측에서는 답안지에 특정표시를 하면 부정행위로 규정합니다.

답안지의 겉표지 종목명이 아무것도 아닌듯 해도 사전 모의된 특정인임을 암시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4. 시험 시작 전 감독이 해당 교시의 문제지가 아닌 다른 교시의 문제지를 배부했을 때

토목구조기술사 필기시험 3교시 ( 몇회인지 기억은 안납니다.)

감독님이 답안지 배부 후에 시험 문제지를 배부합니다.

 

어? 3교시인데. 문제지는 4교시의 문제입니다.

 

장수풍땅이 : 어? 이건 4교시의 문제인데요. 지금은 3교시 입니다.

감독님 : 앗!!!!!

 

시험시작 2분을 남겨놓고 옆 교실과 복도에서 감독님들이 긴급하게 움직입니다.

교무실로 뛰어갑니다.

이윽고, 3교시 문제를 들고와서 다시 배부해줍니다.

 

자...이 교실의 수험생들은 모두 ( 감독의 실수로 ) 4교시의 문제를 봤습니다.

 

3교시 답안지를 제출하고, 교실 밖을 나서니

'시험관리'라고 인식표를 붙이신 분이 자신을 따라 이동하자고 말씀하십니다.

 

시험관리원 : 수험자님 저를 따라서 교실로 이동하실게요.

장수풍땅이 : 네? 왜요? 화장실 가야하는데...

시험관리원 : 다음 교시의 문제를 보셨으므로 따로 지정된 장소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장수풍땅이 : 왔더?!!!!

...관리원이 화장실에 따라옵니다. 헐~

 

장수풍땅이 : 저~ 담배 한 대 피워야겠는데요.

시험 관리원 : 네. 같이 가시죠

장수풍땅이 : 왔더?!!!! 같이 피우시나요?

시험 관리원 : 아뇨. 저는 담배 안 피웁니다.

 

...관리원이 흡연장소까지 따라옵니다. 비흡연자 이셔서 3미터 정도 떨어져 서 계십니다.

...장난끼 많은 눈으로 관리원을 쳐다봤습니다. 저랑 눈을 안마주치십니다. ㅋ

 

장수풍땅이 : 다음 교시 문제 유출건이 이전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나요?

시험 관리원 : 저는 관리원이 처음이고, 공단의 방침은 다음 문제를 보신 분들을 격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수풍땅이 : 우리 잘못도 아닌데, 왜 휴식을 방해받아야 하나요?

시험 관리원 : 죄송합니다. 저도 방침을 따라야 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장수풍땅이 : 밍숭맹숭 서 계시기 그럴텐데...담배 한 대 드릴까?

시험 관리원 : 아뇨. 저는 담배 안 피웁니다.

장수풍땅이 : ㅋㅋ 저랑 눈을 안마주치시네요.

시험 관리원 : ... ( 말 없이 먼산을 쳐다봅니다.)

 

흡연 후 시험관리원은 다른 교실로 안내해줍니다.

그 곳에는 4교시의 문제를 봤던 수험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시험 관리원 : 죄송합니다. 저희 실수로 4교시 문제가 유출되었습니다.

수험자 분들께서는 불편하시더라도 여기서 휴식을 취하시다가 4교시 시작 전에 해당교실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책이나 교재를 보실 수 없으십니다.

 

수험생 : 이라는게 어딧노? 공단에서 잘 못 해놓고는...우리한테 책도 몬보게 하노?

시험 관리원 : 죄송합니다. 공단측의 방침이 이러하므로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렇게 10여분의 시간이 흐른 후 교실로 이동해서 4교시 시험을 봤었습니다.

그리고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봤어도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으므로...)


5. 시험중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을 때

시험에서 배탈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그 시간대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100분간의 시험시간중에서

시험 시작 후 60분 이내에 그러하다면 고통을 참으며 퇴실시간 60분을 견디셔야 합니다.

그러면 그 교시의 답안은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60분을 견딜 수 없다면 답안지고 뭐고 필요없습니다. 그냥 나가셔야 하는데

그렇다면 그 교시의 답안은 인정 받지 못합니다. (자동 0점)

 

시험 시작 후 60분 이후라면, 답안에 집중해서 빨리 쓰고 답안을 제출하시면 되는데

고통속에서 집중이 잘 될리가 없습니다.

 

이 시험이 나의 마지막 시험이라 생각하고 답안을 작성...하기가 안됩니다.

 

시험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오세요.

100분은 집중하면 짧지만 고통 속에서는 1분, 1초가 길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6. 시험중 문제지의 오타가 있을 경우

토목구조기술사 필기 시험을 중에 다른 교실의 감독님 한 분이 노크하고 들어오십니다.

 

감독님 : 토목구조기술사 ㅇ교시 ㅇ번 문제의 내용 중 제시된 조건은 "ㅇㅇㅇ" 에서 "ㅁㅁㅁ" 으로 수정해서

답안을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쇄 후 오타가 발견되어 안내해드리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

 

감독님은 다시 옆교실로 이동해서 똑같이 안내를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해당 문제를 풀 능력이 없어서 오타 수정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ㅠ_ㅠ


시험 중 일어나는 자잘한 실수는 안해야겠지만

이후 발생한다면 그때마다 갱신해 나갈게요. (뭔 자랑이라고?)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토목구조기술사 자격을 취득하면 너무 너무 좋을거 같애)

(세상을 다 가진듯한 느낌일거 같애)

 

합격 후 한 달간은 너무 좋았습니다.

만나거나 전화로 연락오는 사람들 모두가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합격확인서(한글)-Qnet

 

합격확인서(영문)-Qnet

 

자격증은 많이 보셨을테니 안올리겠습니다.


자격 취득하고 4개월 하고도 보름이 지난 지금의 저는

예전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바뀐건

1. 명함

2. 각종 심의위원 모집응모 자격

3. 입회비 내라카는 (기술사회)

 

더 해야 하는건

1. 나의 확인이 들어간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

2. 대충 봤던 도면과 계산서를 꼼꼼히 봐야하는 의무

3. 협의나 회의에서의 언행심사 (言行心思)

 

더 필요한 건

1. 태도(態度)

2. 낮아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 ( 一日之狗不知畏虎 )

 

제가 하룻강아지 였습니다.

알고 있는 얇고 얕은 지식으로 무서운줄 모르고 덤벼들었으니까요.

 

틀린 것도 맞다고 우기고
하나의 얇팍한 잔꾀로 처세를 했었습니다.

 

직책이 높고, 경륜이 있으신 분들이 왜 낮은 자세로 일하셨는지를
이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바뀐건 (체감상) 크게 없지만해야 할 것들은 많아졌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모든 이들이 안전한 시설물을 이용하도록 계속 공부할 생각입니다.


 

PS.

해야할 일이 많아서 토요일인데도 아직 근무중입니다.

콜드플레이가 제가 근무하는 곳 옆에서 공연중입니다.

A Sky Full of Stars 가 흘러나오네요.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토목구조기술사 > 3. 합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렇게 기다리던  (2) 2025.03.09

기술사 면접을 보는 날이 하필이면 2023년11월19일- 일요일

면접장소를 나와서 건대입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사직동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2017년도에 이동을 하셔서 부임해 계시는 교회가 사직동에 있기에
서울에 오기도 쉽지 않은터라, 온김에 예배드리고 인사하고 갈 생각이었습니다.

지하철을 환승하고 교회를 찾아갑니다.
지도의 로드뷰로만 보던 곳을 막상 찾아가보면 사진으로 보던 것과 차이가 많이 납니다.

지도에는 도로의 고저차가 잘 반영되지 않는 이유도 있고
사진으로 보여지는 느낌과 실제로 걸어보는 것의 차이도 크게 작용합니다.

멀리 교회가 보입니다.

사직동교회 입구

면접이 끝나고 곧바로 지하철로 이동을 했는데
도착하니 12시가 살짝 넘었습니다.


교회안을 들어서니
식사 후 정리를 하시는 성도분께서 낯선이를 보고 인사를 하십니다.

성도님 : 안녕하세요.

장수풍땅이 :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 신정동교회 ㅇㅇㅇ집사입니다.
                     ㅇㅇㅇ목사님을 뵈러 왔습니다.
                     급하게 오느라 연락을 못드리고 왔습니다.

성도님 : 네, 목사님은 식사 하시고 사택에서 쉬고 계십니다.
              사택은 4층인데, 안내해드릴게요.

사직동교회 1층 안내문
사직동교회 2층 - 이곳은 사용하지 않는 층입니다.
사직동교회 3층 - 노후된 건물로 이곳저곳 수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성도님을 따라 사택을 안내받았는데,
말이 사택이지 오래된 건물의 4층 한 켠을 사택으로 쓰고 계셨습니다.

노크를 하고, 안에 누군가 계신 것을 확인하자
오래된 (틀어진)샷시문이 열립니다.

초등학생이었을때 봤었던, 목사님의 아들이 나보다 키가 큰 청소년이 되어 문을 열어줍니다.

ㅇㅇㅇ : 누구세요?

장수풍땅이 : 울산 신정동교회 ㅇㅇㅇ집사입니다. ㅇㅇㅇ목사님 뵈러 왔습니다.

ㅇㅇㅇ : 잠깐만요. 

ㅇㅇㅇ목사님 : 아이구~ 이게 누구십니까?!!! 반갑습니다. 집사님


5년만에 뵙는 목사님이었습니다.
작은 방송실에서 잠깐 기도 후 그동안 궁금했던 소식과 저의 상경을 말씀드렸습니다.

한참을 얘기 나눈 후 1층의 예배당에 내려오니

어? 낯익은 얼굴의 아가씨가 보입니다.
울산 신정동교회에 있을 때 같이 다니던 성도분이 이사를 해서 이 곳에서 계셨습니다.

가볍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으려 하자

연세가 제법 있으신 장로님께서 제게 오셔서 인사를 하십니다.

(성도가 100여명 미만의 작은 규모의 교회는 외부인이 오게 되면 대번에 알게됩니다.)

장로님 : 안녕하세요. 이곳은 처음이시죠?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ㅇㅇㅇ 장로입니다.

장수풍땅이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 신정동교회에서 오게 된 ㅇㅇㅇ집사입니다.

대화내용 중략

그렇게 오후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회를 나서려는데,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잠깐 보자고 하십니다.

그간의 안부가 궁금했었는데,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목사님 내외분

하시는 일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길 바란다면서 기도를 해주십니다.

그리고 건네주는 목사님의 집필 서적 한 권과 떡이 담긴 팩
울산 내려가는 길에 드시라고 주십니다.

저는 사진을 예쁘게 못 찍습니다.

그리고 서울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간은 오후4시
이대로 울산에 도착하면 저녁9시가 될 듯 합니다.

참 멀고도 험난했고 반가운 하루 일과였습니다.

그렇게 저의 기술사 첫 면접시험과 보고 싶었던 목사님을 만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합격자 발표일 2023.12.15

역시나 예상대로 부랍격

압축강도 공시체 규격 틀린 것과 영콘크리트를 처음 들었다는 것이
토목구조기술사 자격을 부여하기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을까요?
답변하는 태도가 안좋았나? ㅎㅎㅎ

결과야 어떻든...모르는 것은 알아가면 되고, 하다보면 길이 보이게 됩니다.

이 면접시험 이후 저는 3번의 면접시험을 더 보게 됩니다. ㅠ_ㅠ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면접장 안에 들어가 인사를 크게 하고는
방 내부를 아주 번개 같이 스캔했습니다.

앉아 계신 면접위원 세 분, 길다란 테이블, 그 위에 놓여진 질문노트(?)와 채점표

그리고 타이머

사진을 찍을 수 없고, 핸드폰 지참도 불가
(면접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필기합격 하셔서 직접 보시는 방법 뿐입니다.)

면접위원은 세 분 (좌, 중앙, 우)이 계십니다.


중앙 위원 : 자리에 앉으시죠~ ^^
면접은 20분가량 진행되고, 우측에 계신 위원님부터 한 분씩 돌아가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좀 해주세요. 1분정도 시간을 드릴게요.

장수풍땅이 : 저는 지방의 작은 설계회사에 근무하면서... (중략) ...

중앙 위원 : 네. 잘 들었습니다. (우측 위원을 보면서) 먼저 질문 하시죠.

우측 위원 : 콘크리트의 온도균열의 개념과 그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장수풍땅이 : 온도균열은 콘크리트의 수화반응시 발생하는 수화열과 외부온도 차로 인해...(중략)

중앙 위원 : 지중구조물과 거더에서 지진하중의 적용 방법을 말씀해주세요.

장수풍땅이 : 지중에 매립된 구조물과 지상에 노출된 교량 거더와 같은 구조물은 ... (중략)

좌측 위원 : 건조수축, 크리이프가 전혀 없는 이상화 콘크리트에 대해서 말씀해보세요.

장수풍땅이 : (앗! 뭐? 건조수축과 크리이프가 없는 콘크리트?...그런게 있나?)  0.5초 버퍼링
                     (뭐라고 해야하지?...모른다 칼까?...그런건 없다고 칼까?) 0.3초 버퍼링
                     (콘크리트의 기본 특성을 설명하고 이상화 콘크리트는 없다고 할까?) 0.2초 버퍼링

                     콘크리트는 건조수축과 크리이프를 갖는 구조체로서 이는 콘크리트의 기본특성에 해당합니다.
                     ... 중략(건조수축, 크리이프 일반사항 설명) ...
                     질문 주신 '이상화 콘크리트'는 잘 모르겠습니다.

좌측 위원 : 콘크리트 공시체 단면에 따른 강도 차이를 설명해 보세요.

장수풍땅이 : (이 질문이 어떤 것을 물어보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단면 변화에 따른 강도를 대답)
                     강도는 작용하는 하중을 면적으로 나눈 것으로 파괴에 저항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작용하중이 일정할 경우 공시체 단면이 커질수록 강도는 적어집니다.

좌측 위원 : 그러면 작용하중이 일정할 때 거더에서 단면이 자꾸 커질수록 강도는 점점 작아져서 끝에 가서는
                   0(Zero) 이 되겠네요?

장수풍땅이 : 외력이 작용할 때 이를 저항하는 단면이 나타내는 강도 0 (Zero) 은 없습니다.

좌측 위원 : 콘크리트 강도시험을 할 때 표준공시체의 크기가 어떻게 됩니까?

장수풍땅이 : 지름 10cm인 원형에 길이 30cm 입니다. ( 길이는 20cm 입니다. 틀린 규격을 너무 자신있게 말함)

좌측 위원 : 길이 30cm 맞습니까? 아닌거 같은데...

장수풍땅이 : 길이 30cm 맞습니다. (틀린 규격을 맞다고 계속 말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아 쪽팔려!!!!)

좌측 위원 : 콘크리트 구조기준이 언제 개정되었습니까?

장수풍땅이 : 2021년도 입니다.

좌측 위원 : 콘크리트 구조기준 개정 내용중 대표적인 몇가지만 설명해주세요.

장수풍땅이 : 콘크리트의 압축변형률이 0.003에서 0.0033을 변경되어... (중략) ... 콘크리트 등가응력 사각형이... 베타1이...

좌측 위원 : 균열모멘트는 내력입니까? 외력입니까?

장수풍땅이 : 내력입니다.

좌측 위원 : 영콘크리트에 대해서 말씀해보세요.

장수풍땅이 : (뭐? 영콘크리트?...그런게 있나?...오늘 와이카노?)  1초 버퍼링
                     (뭐라고 해야하지?...모른다 칼까?...아 집에 가고 싶어~) 0.5초 버퍼링
                     영콘크리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 듣습니다.

좌측 위원 : 앞서 질문한 건조수축과 크리이프가 전혀 없는 이상화 콘크리트가 '영콘크리트' 입니다.
                  이걸 처음 듣는다고요?
                  공부 좀 더 하셔야겠네~

장수풍땅이 : 위원님 죄송하지만 영콘크리트에 대해서 알려면 어떤 자료를 봐야 하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처음 들어서 너무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그냥 가만 있지. 왜 이런 질문을 해?)

좌측 위원 : 그건 직접 찾아보세요. 여기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진행되고는 느꼈습니다. 불합격이네...왜 이상한 질문까지 해서는 ... 정말 안풀리네)

중앙 위원 : 이력카드에 콘크리트 옹벽에 대해서 기재되어 있는데, 콘크리트 옹벽의 일반사항을 설명해주세요.

장수풍땅이 : 네, 콘크리트 옹벽은...(중략)

한 참 설명을 하는데, 타이머가 울립니다.

중앙 위원 : 네, 면접시간이 다 되었네요. 수고하셨...

좌측 위원 : 아니, 질문 하나 더 해야겠습니다.

장수풍땅이 : (오늘 왜 이러십니까? 저랑 원수지셨습니까? ) ...

좌측 위원 : 순살아파트(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가 사회적으로 문제가되는데, 콘크리트의 전단(저항)력 부족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말씀해보세요.

장수풍땅이 : 전단력이 작용시 콘크리트가 부담하는 전단강도가 부족할 경우... (중략)

좌측 위원 : 아...부족한데, 내용 좀 더 보충해서 설명하실 수 있나요?

장수풍땅이 : 콘크리트가 전단에 저항하는 메카니즘.... (중략)

중앙 위원 : 네, 수고하셨습니다. 나가셔도 됩니다.

장수풍땅이 : 네,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완벽하게 느낌 왔습니다. 불합격 각입니다.
(영콘크리트...영콘크리트...영콘크리트...아...짱난다.)

문 밖을 나서니
내 다음 순서인 구조카페 회원님이 대기하고 계십니다.
반갑게 인사하려고 다가서는 순간

'얘기하시면 안됩니다.'
지하1층의 면접장에 안내 및 관리위원님이 크게 말씀하십니다.

앗차!

인사도 못하고, 그대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정말 왜이럴까? 아...고구마 10개 먹은 느낌)

그렇게 바로 시험장을 나와서 큰 한숨과 함께 산업인력공단 입구를 멍~ 하니 쳐다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합격이네...


시간은 10시50분
새벽에 일어나 먼거리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 소식을 부인에게 어찌 말하노?
나는 진짜 부족한 사람인갑다.
이래가 언제 합격하긋노?

그러나 저러나 오늘은 교회가는 날
교회를 가려고 지하철 역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필기 합격 전에는) 그렇게 기대하고 바라던 시간이
(필기 합격 후) 덜컥 와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유쾌하거나 즐겁지 않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 앞에서
토목구조에 관한 사항을 질문 받고 답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가볍게 마음 먹고 갔었다고 주변 지인들에게는 말했지만
내심 걱정과 조바심은 있었습니다.

첫 면접은 2023.11.19 (일) - 교회가야 하는데...면접이라니...
오전 10시 입니다.

새벽 5시 
알람소리에 깨어 세수하고 출동준비를 하고 있으니
부인이 잠에서 깨어 이것 저것 챙겨줍니다.

불현듯 처음 필기시험을 보러갈 때가 생각납니다.
아침 잠 많은 부인이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했었는데
지금은 면접보러 가는 남편을 보러 또다시 새벽잠을 깼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교차됩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산업인력공단까지 가려면
버스 -> KTX -> 지하철을 타고 가야합니다.

그렇게 해도 4시간은 꼬빡 걸립니다.

버스타구 25분 정도 달리면 KTX 역에 도착합니다.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

열차안에서는
준비해간 자료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수서 KTX역에 하차해서
자양동 시험장까지 갈래믄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야 합니다.

드디어 도착

집에서 5시 20분에 나왔는데 도착하니 9시30분 입니다. (이래서 서울에 살아야 하나?)

1층에 안내해 주시는 분께서 안쪽에서 대기하라고 얘기해주십니다.
이미 먼저 와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색한 정장과 넥타이
저마다 노트나 태블릿을 보고 계십니다.

9시 50분이 되면 안내하시는 분이 
꼭~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안내해 주십니다.

5층은 면접자들의 사전 OT를 하는 교실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신분증으로 면접자를 확인하고 비번호를 나눠줍니다.

받은 비번호와 같은 책상에 앉으면
어느새 교실은 면접자들로 가득 찹니다.

면접시 주의사항이 기재된 파일을 보면서 하나 하나 얘기해줍니다.

지금 이순간부터는 '아는 사람과 얘기하지 마세요. 불합격 처리됩니다.'

어?! 내 옆에는 구조카페의 동차 필기합격자인듯 보이는 분이 앉아 있는데.
인사할라 캤는데...못하게 합니다.
만나기도 어려운데 얘기도 못하게 하다니...

하필 내 번호가 5-1번
5번 방에서 제일 먼저 면접을 본다는 뜻

비번호 1번 줄에 계신 분들은 안내자를 따라 지하1층의 면접장으로 엘베 타고 이동합니다.

드디어 (운명의) 문 앞

숨 한 번 크게 쉬고
눈 부릅 뜨고 입을 꽉 다물고는

노크를 하고 들어갑니다.

안녕하십니까~ 5-1번 면접자 입니다.

공지했던 내용을 하나씩 채우다 보니 마지막 내용까지 왔네요.

직장 생활과 기술사 공부는 앞에서 했던 내용중에 다 있습니다.

그래도 몇 자 남겨 봅니다.

(직장 생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누구나 직업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합니다.
일을 잘 하시는 분
어떤 프로젝트를 맡겨도 끝끝내 기한 지켜서 마감하시는 분
대충 놀면서 설렁설렁 하다가 남에게 책임을 맡기는 분
짜증내고 불평하면서  옆사람 불편하게 하는 분
우리내 직장생활은 이러한 일하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회자됩니다.

기술사공부를 직장에서 하는 분들은 없을겁니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업무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직장은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직장내에서 기술사 공부를 하시면 좋게 보실 분들은 없습니다.

직급이 높거나 직속상사에게는 공부한다는 얘기를 가급적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이 분들은 겉으로는 지원해준다. 응원해준다 카지만

말 뿐입니다.

일이 지연되거나 꼬여서 일정이 틀어지거나 변경작업이 수반되게 되면
반드시 공부 탓으로 돌립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하다가 틈나서 공부한다는게 쉬운게 아니지만
막상 틈이나서 공부하다보면 업무의 흐름이 끊기게 되고
일의 방향이 엉뚱하게 흘러가기 일쑤입니다.

직장은 일하는 공간, 나의 사업과 업무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장소입니다.

토목구조기술사에 응시하신다면,
설계회사, 시공회사, 관공서 등 어디에서 근무하시더라도
업무에 해당하는 내용은 기술사 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내가 업무중 경험해 본 것이 간혹 문제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역 작성을 하다보니 개략 공사비 산정하라는 문제)
(실시계획 인가 신청을 하다보니 DFS에 관한 문제)

토목구조기술사는 봐야할 과목이 많고, 계산을 수반하는 아주 어려운 종목입니다.
설계기준 및 매뉴얼, 법령 또한 이 종목을 더욱 광범위하게 만듭니다.

설계회사에 계신 분들은 '설계기준'을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콘크리트 구조기준을 보는데 뭐라 그럴 사람 없죠?

시공회사에 계신 분들은 '시방서'를 달달 외우고 있으실겁니다.
시방서 조목 조목 훑어볼 시간은 없더라도 그거 본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없죠?

직장에서는 열심히 일하시되
설계기준과 시방서를 옆에 두고 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KDS와 KCS를 집에서 따로 정리해서 본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업무와 연관된 것이므로 내 책상 위에 KDS와 KCS를 구비해두고 일을 하세요.

즉, 업무가 공부다.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시믄 됩니다.

 


(기술사 공부)
업무시간에는 열심히 일하시고, 가능하면 야근은 하지 마세요.
이게 잘 안되죠.

저는 14번을 시험 보는 동안, 시험 전날은 항상 야근이었습니다.
직원들과 상사분은 기술사 시험을 언제 치는지? 내가 시험에 응시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그런걸 배려해달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당연히 늦게까지는 못보고 1시간 보다가 시험을 보러가곤 했습니다.

업무가 기술사 공부다. 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시고
언제라도 시간만 가능하면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서브노트 들고 댕기면서 보면 됩니다.

공부는 혼자서 하는 거지만
하겠다는 의지와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함을 갖춰야 합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독학을 하다보면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지 않고, 정체되었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스터디그룹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분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독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주위에 스터디 멤바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한 두 번쯤은 들어보셨을겁니다.

나도 스터디그룹에서 함께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시험을 몇 번 봤는지? 점수는 어느정도나 나오는지? 어느 부분을 잘하는지?를 먼저 물어봅니다.

어?...난 아직 시험 본 적도 없고, 공부 좀 더 해야겠다는 마음인데...왜 물어볼까?

스터디그룹은 학습진도를 공부하는 모임이 아닙니다.
다수의 시험 이력이 있고, 점수대도 40점 중후반~ 50점 초중반에 계신 분들이
실력의 일보 전진을 위해 모인 자리이므로
공부량이 많지 않고 아직 시험을 본 적 없으며, 점수를 모르는 분은
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공부량이 많지 않은 분들을 독려하고, 이렇게 저렇게 학습방향을 지도해가면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독학 초기에 공부가 잘 안된다고 스터디그룹에 들어가려고 하면
이러한 문턱에서 좌절하게 됩니다.

한 편으로 생각하면,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그룹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독학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단기적인 프로젝트 그룹으로 생각해야 맞습니다.

다년간의 학습량과 몇 번의 시험이력으로 자기의 실력이 객관적인 점수로 확인되어
스터디그룹에 들어가서 비슷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게 되면

멤버 각자의 잘하는 과목, 못하는 과목이 보입니다.
이를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겁니다. 그게 스터디그룹의 주 목적입니다.

학습량도 어느정도 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의 습득도 빠르고
나만 못하면 그게 바로 (다른 멤바들에게) 보이기 때문에
뒤쳐지지 않으려 더욱 열을 올려 공부하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장점)
1. 한계점이 온 독학의 돌파구
2. 비슷한 실력을 가진 분들과 서로를 보완하는 효과
3. 같은 목적으로 모인 분들이므로 (나이대가 비슷하면) 쉽게 친해집니다.

(단점)
1. 단기적인 모임 (2~3년 동안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2. 스터디 팀장의 의지에 따라 공부방향이 설정되므로 주관적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3.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것은 독학과 다를 바 없습니다.

스터디그룹에서 모인 멤바들을 보면
직업도 제각각, 나이도 제각각, 개성도, 취향도, 공부방법도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인원수가 많으면 안됩니다. 4~6명이 가장 좋습니다.
성적도 45~55점 사이의 멤바들이 가장 공부효율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스터디그룹에 들어갈 시기에 성적은 47점 가량 되었습니다.
부족했던 '동역학, 소성해석, 한계상태설계법'이 바로 표가 났습니다.
다른 멤바들은 맞추는 문제를 저만 몰라서 쩔쩔 맸습니다.

이를 보완하려고 스터디를 마치면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스터디에 와서 다시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멤바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런 점은 다른 멤바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게 되고
다같이 부족한 것을 채우며 보완해 가는 스터디가 되어가더군요.

나의 취약점은 누가 나서서 보완해주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해야 합니다. 하다가 안되면 그때 물어봐야 합니다.

스터디에 와서
아예 모르는 과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려고 하는 분들은 다른 분들께 실례입니다.

(이거 뭐 독학이나, 스터디그룹이나...혼자 하는건 마찬가지네. 뭐시 대단하다고 이래 적어샀노?)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겁니다.
학원에 가더라도 스터디그룹에 가더라도
공부량은 혼자서 스스로 채워야 합니다. 절대로 누가 채워주지 않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시는 여러분
지금 하시는 그 공부가 맞습니다. 계속 지루하고 귀찮더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날인가
그것들이 실력으로 나타날겁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독학이란 교육자 없이 학습자 혼자 학습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나무위키)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라 이거 말고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차량으로 1~2시간 이내의 거리에 학원이 있었다면, 학원을 다녔을겁니다.
가정내에서 컴퓨터가 있었다면, 온라인 강의라도 들었을겁니다.
(스마트폰 있잖애?...너도 참 답답하다.)
(스마트폰으로 공부하믄...어떻게 되는지 아시잖아요?)

지방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영유아를 케어해야 하는 환경은
여러모로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어렵게 시간을 냈지만, 그 시간은 새벽이고 딱 2시간
할 수 있는건 '나 혼자 공부한다.' 입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그 무언가를 '할 줄 안다.'와 '할 줄 모른다.' 의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토목구조기술사 독학...공부할 줄 아나?
공부가 뭔지는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게 대다수입니다.

독학은 학습계획부터 진도관리, 보충학습, 시험일정에 맞춘 컨디션 조정까지도
혼자서 다 해야 합니다.

전혀 편하지 않고 온통 신경써서 해야할 것 투성이 입니다.

하지만 학원의 학습 커리큘럼을 따라가야 한다거나, 어디에 몇시까지 모여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장점)
1. 가족만 동의한다면 누구의 간섭 없이 자기만의 공부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2. 공부환경 및 학습 스케쥴도 자기가 설정할 수 있다.
3.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안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다.

(단점)
1. 자기주도학습이 제대로 안되는 사람은 독학하기가 쉽지 않다.
2.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으므로 학습 진도가 나아가질 않는다.
3. 단기적인 목표로 자격증 취득하기는 너무 어렵다.


독학하시고 계시거나 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위의 단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독한 마음 품지 않으시면 기본서 하나만 보다가 1~2년 훌쩍 지나버릴 수 있습니다.

(나의 독학은)
1. 자기만의 공부시간을 확보한다. (제일 중요합니다.)
2. (어디서나) 공부할 준비가 되도록 한다.
3. 학습 스케쥴을 작성한다.
(절대 스케쥴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만, 설정을 하고 안하고는 차이가 있습니다.)
4. 스케쥴대로 학습을 진행하고, 모르는 문제는 넘어간다.
5. 모르는 문제는 따로 모아서 카페나 지인에게 해답을 구한다.
6. 시험일이 다가오면 그에 맞춘 진도표를 작성하고, 시험은 반드시 본다.
7. 시험 후 문제는 복기하며,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서 보충학습 계획을 세운다.
8. 어디서나 공부해야 한다. 언제라도 공부해야 한다. 누가 공부하라고 시간 비워주지 않는다.

이 생활의 반복이었습니다.

육아의 부담에서 해방되었다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게 아니라, 
문제의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독학을 하겠다고, 가족에게 얘기하고 시간을 양해 받았으면 그 시간 동안은
죽을 각오로 공부해야 합니다.

독학은 (공부) 잘하는 사람이 (스스로 공부) 하는게 아니고
독한 사람이 없는 시간 쪼개서 독하게 공부하는 것입니다.

어느정도 학습량이 되는 사람도
학원에 가서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는 것만 해도 상당히 버겁습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은 별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아닙니다.

가능하다면 학원에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스터디그룹에
그것 마저도 불가능 하다면 그때서야 하는게 독학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서 느끼게 된 것 중 하나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누구에게나 똑같은 상황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잡아야 하는 토끼의 마릿수도 많아집니다.)

가정을 꾸리고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은 딱 그와 같습니다.

경계조건을 봅시다.
1. 세 마리(가정, 일, 공부)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2.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
3. 누구나 나와 같이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저 친구는 직장생활이 나보다 편해서 공부하기 수월할거야!
그 친구는 주말에는 하루종일 독서실에서 살아!  공부량은 나랑 비교가 안돼!
그 친구는 애들이 다 커서 더이상의 케어가 필요없어. 공부 시간이 나랑 달라!


제가 일과 육아에 시간을 쏟아 공부시간을 얻지 못하면
부인에게 잘 하던 소리였습니다.

궁색하고 비겁한 변명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부끄럽네요.

 


누구나 똑같습니다. 나만 불리하고, 나만 특별한 상황이 아닙니다.
공부 할 시간은 하루의 일정시간을 분배해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의 경계조건을 바탕에 깔고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부를 하는 여러분의 상황이 특별하지 않고, 누구나 똑. 같. 습. 니. 다.


(나의 당시 상황)

저는 아이가 셋 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결혼이 늦어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야 첫 아들을 낳고 이후 쌍둥이가 생기면서
늦깍이 육아를 하던 시기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첫 째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는 사실은 다들 실감하실 겁니다.
쌍둥이 육아는 두 배가 아닌 제곱으로 신경이 많이 쓰이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이 부칩니다.

직장에서는 말 한마디 꺼내기도 어려운 강압적인 분위기라서
틈날 때 마다 공부한다는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제 뒤에는 항상 직속 상사가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저를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
(본인은 아니라카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20년 넘게 같이 있었는데 그걸 모를까요)

이러다보니, 정말 좋은 핑계거리가 되더라구요.
육아에. 직장에 시달려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말입니다. (부끄러움 2연타)


(나의 공부 시간-초기)

 

아이들을 재우고서 책을 펴들고 공부를 했습니다.
야근이 많은 직업이라 늦은 시간 귀가해도 꾸역꾸역 책을 폈습니다.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더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바쁘게 지나간 아이들의 영유아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기술사시험에 합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조기술사에 필요한 공부의 절대량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분명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역학의 지식과 계산문제 연산능력, 논술문제의 해결능력은
한 두달만에 훌쩍 향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으로 공부시간 확보가 필요했습니다.


(나의 공부 시간-초기 수정)

누구나 식사시간을 갖고, 누구나 잠을 자며, 누구나 일을 하고, 가정을 이끌어갑니다.
여기에서 나의 시간을 분배하는 방법은 '새벽' 뿐이었습니다.

새벽은 어둠에서 해가 뜨기 전을 이르는 말입니다.

하루동안 소진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은 공부하기에 딱 좋은 시간입니다.

새벽 4시50분. 그 알람을 듣고 일어나는게 처음엔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안되기에 억지로라도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세수의 중요성...
세수 안하믄 찝찜한 상태로 있다가 다시 잠들기 딱 좋습니다.

스마트폰도 아예 안방에 놔두고 와야 합니다.
이거 옆에 놔두고 공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아시는 분들 많으시죠?

새벽에 기상하면 세수부터 하고 큰 기지개를 켜고는 자리에 앉아 공부할 분량과
어제 봤던 내용을 빠르게 읽어보고, 바로 진도를 나갔습니다.

아이들이 기상하는 7시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책상정리? 자료정리? ... 하면 안됩니다. 한 시간 훌쩍 지나버립니다.
오늘 해야할 분량을 채우려고 악착같이 공부해야 할 시간입니다.

당시 작성하던 논술 답안지

한참을 집중하다 보면 아이들이 잠에서 깹니다.
아이가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보는 모습은 아빠의 공부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곧바로 아이들 세수와 식사 및 출근, 학교, 유치원 등원준비를 해야합니다.
세 아이의 학교, 유치원까지 제가 차로 데려다 줘야 하니, 아침마다 전쟁입니다.

주말에는 가정에서 육아에만 집중했습니다.
주일에는 교회에 가므로 그 날 하루는 공부 안하는 날이었습니다.
맘 편하게 공부 안했습니다.


(나의 공부 시간-중기)

필기시험을 몇 번 보면서 점수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더욱 열을 올렸지만 독학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부인에게 얘기하고 토요일에는 스터디그룹에서 공부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스터디그룹을 찾던 중 저를 멤바로 받아주는 그룹을 알게되어
그들과의 스터디로 독학의 한계를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스터디그룹은 (보이지 않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같이 공부할 때는 2년, 3년 계속 같이 공부할 거 같은 생각이 들지만
한 사람, 또 한 사람 합격하면서 멤바가 빠지거나 충원되고
스터디그룹은 조금씩 초심을 잃거나 흔들리고 서서히 해체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스터디그룹에서는 공부의 방향성과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지하는 것과
공부 방법을 얻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두 번의 스터디그룹을 통해 알게 된 멤바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웠습니다.


(나의 공부 시간-말기)

스터디그룹이 해체되고 다시 독학모드로 돌아오면서
평일에는 계속 '새벽'공부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주말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내 공부하려고 아이들을 데려왔지만, 막상 아이들 공부 챙기기에 더 급급했습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숙제를 한가득 받아온 큰 아들
한글을 일찍 떼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 쌍둥이들
도서관에 가서도 이녀석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한 구석의 나는 역학에, 교량공학에 가 있었습니다.
(이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 마음이 합격으로 이끄는 또 다른 나 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량이 어느정도 차고 점수도 50점대를 계속 유지하는 단계가 되자
공부에 대한 부담 보다는 어느 곳에서든 어느 시간에서든
서브노트를 보고 있는 내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정에서)

가정은 내가 중심이 되어 구성된 가족의 생활공간이자 터전입니다.

공부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가정이 없으면 나 또한 그 의미가 없어집니다.

먹기 위해 살지는 않아도
가정을 버리고 살면 안됩니다.

육아는 배우자의 몫이 아니고 부부 공동의 몫입니다.
아빠가 해야할 부분이 있고, 엄마가 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공부라는 이름으로 육아를 나몰라라 한다면
아이들이 커서 아빠라는 이름을 나몰라라 하게 될겁니다.

주말에는 최대한 가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아들과 같이 설거지를 하고, 딸과 같이 DIY제품을 조립하면서
공원에서 자전거도 타고 산과 바다와 계곡으로 놀러가세요.

그렇게 해야 '공부만' 하는 아빠가 아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빠가 됩니다.


(직장에서)

제가 다니던 직장에서는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야근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동직급 이하의 동료들에는 공부한다는 사실을 얘기했지만
상사에게는 말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상사는 알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봤는데 분명 눈치를 챕니다.)

저는 사무실에 책도 가져다 놓지 않고, 공부자료 또한 노출시키지 않았습니다.
(부하직원이 직장내에서 공부하는 것을 그대로 묵인하거나 보고 있을 상사는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일 만 했습니다.
대관업무가 많아서 늘 관공서를 드나들며 협의와 인허가 업무를 하고
늦은 오후에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밀린 일거리를 처리하거나 도면, 내역서를 작성하느라
야근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이 지체되거나 인허가가 늦어지면 회의시간 외에도 늘상 타박을 하는터라
뭐하나 꼬투리 잡히는게 싫었습니다.

일과 공부가 완전히 분리된 생활을 하다보니
집에 오면 일걱정을 안하고 살았습니다.
내가 걱정한다고 일이 더 잘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도면 하나 더 그린다고 지지부진한 인가신청이 허가 되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1. 배우자와 충분히 얘기하고 육아의 부족한 부분을 기술사 취득까지 양해를 구합니다.
2. 주말에는 절대 육아에 전념하세요.
3. 주말에 학원을 다니시면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세요.
4. 직장에 책 가져다 놓고 공부하면 다들 안좋게 봅니다.
5. 하루중 2시간 이상 자신만의 공부시간을 확보하세요.
6.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세요. 젊고 똑똑한 머리는 영원하지 않아요.

위의 내용은 권장사항이며, 개개인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토목구조기술사를 공부하신다면
독하게 마음 먹고 시작하세요.
시작하셨다면 저와 같은 비겁한 변명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공부에 투자하세요.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공지를 통해서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선 이제서야 글을 올립니다.

(별로 기대 안했는데...그런 공지가 있었어?)

'공부' 의 '방법'이라니 쓰고 보니 이상하게 보이네요.

기술사 취득을 위해서는 해당 종목을 공부하는게 당연하지만 방법이라고 소개를 하니 잘못 쓴게 아닌가 싶습니다.


토목구조기술사는 봐야할 과목이 많은 기술사이고, 그 과목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과목들과 기준은 여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bleu4078.tistory.com/38

 

토목구조기술사 교재? (매뉴얼, 가이드라인 및 시사)

토목구조기술사 수험에 필요한 교재와 설계기준을 쓰면서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가지 덧붙이고자 글을 씁니다.시험 문제로 매뉴얼에 관한 사항을 물어보는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

bleu4078.tistory.com

기술사를 공부하시는 분들의 나이대는 30대초반 ~ 50대 중반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이 범위에 들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그러합니다.

이 나이대에 계신 분들은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계십니다.

결혼, 육아(또는 가족부양), 직장 생활의 3중 콤보는 필연적인 조건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없다. '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공부를 하시기로 마음 먹은 여러분들은 없는 시간 쪼개면서 하고 계시죠?

잘 하고 계신겁니다. 힘을 내십시요.

이 글을 쓰는 저는 정말 별 볼 일 없는 아저씨입니다.

여러분들이 겪은 일들을 다 겪어보진 못했어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같은 사람도 해냈던 자격증 취득이므로 여러분이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래는 제가 공부 했었던 방법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던 때에는 교재에서 소개했던 재료역학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재료역학(제임스 M. 기어, 7판)

굉장히 단순한 예제 입니다만

당시에 'kips' 라는 단위가 생소했습니다. 이게 뭐지? 

급한 마음에 앞부분은 대충 대충 넘겼더니 단위에서 막혔습니다.

재료역학 1장 인장, 압축 및 전단

단위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이 있음에도 그냥 넘어갔었습니다.

구조기술사는 계산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단위를 틀리면 그 계산은 틀린겁니다.

재료역학은 국내 저자가 집필한 책이라면 이런 단위 혼용에서 오는 걸림돌은 없었을겁니다.

하필이면 티모센코 교수의 사위인 '제임스 기어'의 책이다 보니 한글 번역이 되었고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USCS단위가 곳곳에 나옵니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나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옥재호'님의 토목구조기술사 편집본을 같이 봤었습니다.

(어? 이건 소개 안했잖아?...기본서가 아니어서 소개 안했습니다.)

이미지는 교보문고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책은 옥재호님이 기출문제를 풀이한 내용을 모아놓은 과년도 풀이집 입니다.

당시 초판에는 지은이의 필체가 그대로 복사되어 들어가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공부 방법 얘기한다 카고는 책 내용 얘기하고 있죠?

저의 초기 공부방법은 재료역학의 기본적인 내용과 예제문제, 연습문제를 그대로 필사했었습니다.

필사()는 책 내용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것을 말합니다.

계산문제도 필사를 했었습니다.

옥재호님의 기출문제 풀이 또한 필사를 했었습니다.

한 6~8개월 정도는 필사만 했었던 거 같습니다.

계산이 필수적인 구조기술사 공부를 필사만으로 했었다... 느낌이 오시죠?

풀이과정의 프로세스는 눈에 익게 됩니다. 많이 사용했던 계산법 또한 그 과정이 익혀지긴 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를 앞에 두고 직접 풀어보려고 하면...안됩니다.(치명적)

어떻게 풀어갈건지? 부정정 차수 구하는 거 부터 막혀서, 아무것도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몇 개월 허송세월 보냈다 싶어서 작전을 바꿨습니다.


1단계. 기출문제를 훑어보자.

우선 30회 분의 기출문제를 입수합니다. (어디서? 큐넷에서...)

큐넷에서는 기출문제를 공개하므로 10년 분의 기출문제를 확보한 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꼼꼼하게 봅니다.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는지 빈도는 어떠한지, 비슷한 유형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귀찮게 여기고 생략했었는데, 시험 두 번 보고 제 실력을 알고나서는

30회 분의 기출문제 출력해서 각 문제를 가위로 썽글어 분류부터 했습니다.

역학문제, 철콘문제, PSC문제, 강구조문제, 교량문제, 시사문제, 설계기준, 듣보잡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분류된 문제를 각각의 노트에 한페이지에 한 문제씩 일일이 붙였습니다.

요즘 이렇게 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PDF편집기도 있고, 워드프로세스도 있는데...

저는...가위로 썽글이고 풀로 붙였습니다. (이런 구닥다리 아저씨...)

그리고 페이지 마다 답안을 기록하거나, 요점을 기재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과목별 기출문제집이 완성됩니다.

 

(이 좋은 세상에 누가 그래 만들고 있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거 써도 될낀데... 참 갑갑네~)

ㅎㅎ 네, 편한 세상 편하게 하면 좋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과목별 기출문제집을 만들어 보는게 좋습니다.

남이 해놓은거는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면서 참고만 하면 됩니다.


2단계. 각 과목별 출제 빈도를 파악한다.

30회분의 기출문제를 썽글이고 붙였으면 출제 빈도를 확인합니다.

재료역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있습니다. (1교시 단답형, 충격하중, 보 속의 응력 등)

구조역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있습니다. (부정정 보의 처짐과 하중산정 등)

각 과목 별 빈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누구나 맞추는 문제를 혼자만 모른다면 월매나 배가 아프겠습니까?

누구나 맞춰야 하는 문제는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입니다. 절대 넘겨 버리면 안됩니다.

10년 동안 딱 한 번 나왔던 문제의 유형은 과감하게 버립니다.

출제 빈도를 표로 만들어서 보시는게 좋지만, 저는 만들기가 번거로워서 따로 만들진 않았습니다.

출제 빈도 파악은 서브노트를 만들 때 쓰이게 되니 꼭 파악해 보시길 바랍니다.


3단계. 자신만의 서브노트를 만들자.

기술사 = 서브노트

라는 등식이 떠오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계십니다.

봐야할 교재가 많다보니, 매번 교재를 펴고 공부하는 것도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출제빈도 파악이 되면 기본서에서 주요내용을 서브노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 과목에 대한 서브노트가 만들어지면 '출제빈도를 고려한 요약집'이 되므로 서브노트만 보면 됩니다.

저는 각 과목별 서브노트가 10권 넘게 있습니다. 별도로 계산문제 전용 서브노트도 5권 정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겁니다.

한 두달 갖고는 안되고 못해도 6개월 이상은 걸립니다.

(빨리 취득해야 하는데 어째 기다리노? 기출문제 풀이를 많이 해야 합격하는거 아이가?)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지만 빠르게 질러 가려다가 결국, 제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차분하게 출제빈도를 고려한 서브노트를 만들어보세요.

서브노트도 처음 작성한 그 상태에서 몇 번의 수정과 덧붙임이 발생할겁니다.

노트가 너덜너덜해질 수록 여러분의 실력은 굳건해질 겁니다.


4단계. 계산문제를 풀어보자.

구조기술사에 계산은 필수입니다.

당시 사용한 계산기

재료역학 초반의 계산문제는 이 계산기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옥재호님의 기출문제집은...상황이 달랐습니다. 매트릭스 변위법을 사용해서 풀어놓거나 최소일의 정리를 적용해서 풀어놓은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위의 계산기로는 안되더군요. 문자 연산이 안되는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문자 연산이 가능한 CAS 계산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Nspire cas

매트릭스 연산 및 적분, 편미분, 문자 연산이 가능한 계산기였습니다.

가뜩이나 문제 계산 능력도 없는데, 계산기 기능까지 익혀야 하므로 (이중고)

계산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익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듯 합니다.

구조기술사는 공부의 시작부터 난관이 많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시험을 보러 갔는데, 계산문제를 보고서도 제대로 풀 수가 없었습니다.

기본기는 어느정도 봐왔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응용문제(꼬아놓은 문제)는 손 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구조기술사의 계산문제는 단순한게 안나옵니다. 나온다고 해도 1교시에 간혹 나오긴 합니다.

125회 토목구조기술사 1교시

이렇게만 나와주면 정말 감사하죠. 지금은 손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만
공부를 시작한 초기에는 소성해석 동역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도 못 풀었습니다.

하지만 2교시 이후 부터는 문제가 사뭇 달라집니다.

 

127회 토목구조기술사 2교시

어? 이건 어떻게 풀지?
매트릭스 변위법...구조역학 책에서 보긴 했는데...어떻게 접근하지?

기술사 문제는 똑같은 문제가 아주 간혹(10년에 한 번 정도)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로운 형태이거나

내용이 다른 문제가 출제됩니다.

기본기만 갖고서는 2교시를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필사만 하면서 보낸 기간, 계산기를 들고서 문제를 풀었지만 기본기만 익히면서 보낸 기간

그렇게 2년이 후~욱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직 구조역학, 철콘, PSC, 강구조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이후로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공부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3년 후욱~)

기본기를 넘어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그걸 알지만 급한 마음에 진도를 빼고자 구조역학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양창현 교수의 '구조역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습니다. 계산문제도 풀어봤습니다.

책 내용에 오타가 제법 있었습니다. (공부 안하믄 못 찾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봤었죠. 그래도 여전히 역학 문제는 어렵기만 했습니다.

기본기 이상의 능력, 그 때 검색으로 알게된 것이 '에너지법'입니다.

에너지법이 무엇인지를 소개한 글을 보고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 카페는 여러분들이 잘 아실겁니다.)

기술사 합격에는 1,000시간의 공부량이 필요하다는 얘길 어디선가 듣고서는

'스터디헬퍼'라는 앱을 설치해서 공부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자신만의 공부방'을 만들 수 있는데, '기술사'를 같이 하면 좋을 듯 해서

검색해봤지만 토목구조기술사는 없었습니다.

없어서 제가 만들었습니다. '토목기술사'로 해놓고 열어두니 서너분이 입장하셨습니다.

그 때 알게된 지인이 지금 회사의 '대표님'이고, 다른 분들은 친구로 지내거나 아직 수험생이신 분도 계십니다.

그 분들 중 토목구조기술사를 공부하시는 한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동일한 종목이니 같이 공부하자고요.

그 분도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매일 저녁 공부한 내용을 다음날 '카톡'으로 '인증(공부했던 내용 사진 올리기)'을 하면서

공부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게 굉장히 강제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의지가 약하신 분들에겐 도움 됩니다.)

제가 쓰는 에너지법은 이 분의 도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렇게 에너지법을 익혀서 시험에 세 번째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0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야~ 진짜 초짜인가보네. 40점대 돌입했다고 기뻐하기는...)

중요한 것은 계산문제는 자신이 직접 풀어봐야 한다. 는 겁니다.

누가 잘 풀이해 놓은 답안을 구했다. 그대로 필사해본다?...이거 아닙니다...제가 해보니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풀이해 놓은 프로세스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직접 계산기 두들겨 보는겁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손이 행한 것은 다릅니다.

여러분의 계산 능력은 여러분의 손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느냐로 결정될겁니다.


5단계. 논술문제를 챙겨보자.

토목구조기술사에는 논술문제가 아주 많이 나옵니다.

죽을판 살판 계산문제만 연습해봤자. 논술문제 그냥 넘겨버리면 불합격입니다.

(건축구조기술사는 얘기가 다릅니다. 논술문제의 비중이 토목구조기술사와는 다릅니다.)

토목구조기술사의 논술문제는 해당 내용을 한 번이라도 보신 적이 있다면 뭐라도 적을거리가 있지만

한 번도 보거나 들은 적 없는 생소한 문제라면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분기좌굴'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어? 분기?...좌굴

이게 무슨...듣보잡 문제라고 생각되면 이미 게임 끝입니다. 적을 내용이 좌굴의 기본적인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쓸 내용이 없습니다.

논술문제는 서브노트로 틈틈이 만들어두셔야 두고 두고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서브노트가 많아지게 됩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1~2단계까지는 출제경향 파악

3단계는 서브노트 작성에 관한 내용이고

4~5단계가 실제 많은 시간이 필요한 계산문제와 논술문제의 공부량입니다.

서브노트까지 만들고 나서 필기시험에 응시하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기술사에 도전하겠다 = 필기시험에 응시한다.

어느정도 공부가 되어야 필기시험 본다는 생각하지 마시고, 시험은 매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처음에 시도한 방법 (필사)은 기술사 공부에 큰 도움이 안됩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공부기간은 너무 길게 잡지는 마시고 2~3년 안에 끝낸다. 라는 생각으로 공부시간표를 작성해보세요.

(1년 안에 끝내겠다?... 제가 느끼기엔 독학으로 1년은 무리입니다.)

공부해야 할 범위와 공부량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기술사가 알아야 할 공부 내용의  절대량은 존재합니다.

1,000시간이 중요한게 아니고, 내용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해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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