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를 통해서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선 이제서야 글을 올립니다.

(별로 기대 안했는데...그런 공지가 있었어?)

'공부' 의 '방법'이라니 쓰고 보니 이상하게 보이네요.

기술사 취득을 위해서는 해당 종목을 공부하는게 당연하지만 방법이라고 소개를 하니 잘못 쓴게 아닌가 싶습니다.


토목구조기술사는 봐야할 과목이 많은 기술사이고, 그 과목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과목들과 기준은 여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bleu4078.tistory.com/38

 

토목구조기술사 교재? (매뉴얼, 가이드라인 및 시사)

토목구조기술사 수험에 필요한 교재와 설계기준을 쓰면서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가지 덧붙이고자 글을 씁니다.시험 문제로 매뉴얼에 관한 사항을 물어보는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

bleu4078.tistory.com

기술사를 공부하시는 분들의 나이대는 30대초반 ~ 50대 중반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이 범위에 들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그러합니다.

이 나이대에 계신 분들은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계십니다.

결혼, 육아(또는 가족부양), 직장 생활의 3중 콤보는 필연적인 조건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없다. '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공부를 하시기로 마음 먹은 여러분들은 없는 시간 쪼개면서 하고 계시죠?

잘 하고 계신겁니다. 힘을 내십시요.

이 글을 쓰는 저는 정말 별 볼 일 없는 아저씨입니다.

여러분들이 겪은 일들을 다 겪어보진 못했어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같은 사람도 해냈던 자격증 취득이므로 여러분이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래는 제가 공부 했었던 방법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던 때에는 교재에서 소개했던 재료역학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재료역학(제임스 M. 기어, 7판)

굉장히 단순한 예제 입니다만

당시에 'kips' 라는 단위가 생소했습니다. 이게 뭐지? 

급한 마음에 앞부분은 대충 대충 넘겼더니 단위에서 막혔습니다.

재료역학 1장 인장, 압축 및 전단

단위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이 있음에도 그냥 넘어갔었습니다.

구조기술사는 계산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단위를 틀리면 그 계산은 틀린겁니다.

재료역학은 국내 저자가 집필한 책이라면 이런 단위 혼용에서 오는 걸림돌은 없었을겁니다.

하필이면 티모센코 교수의 사위인 '제임스 기어'의 책이다 보니 한글 번역이 되었고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USCS단위가 곳곳에 나옵니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나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옥재호'님의 토목구조기술사 편집본을 같이 봤었습니다.

(어? 이건 소개 안했잖아?...기본서가 아니어서 소개 안했습니다.)

이미지는 교보문고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책은 옥재호님이 기출문제를 풀이한 내용을 모아놓은 과년도 풀이집 입니다.

당시 초판에는 지은이의 필체가 그대로 복사되어 들어가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공부 방법 얘기한다 카고는 책 내용 얘기하고 있죠?

저의 초기 공부방법은 재료역학의 기본적인 내용과 예제문제, 연습문제를 그대로 필사했었습니다.

필사()는 책 내용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것을 말합니다.

계산문제도 필사를 했었습니다.

옥재호님의 기출문제 풀이 또한 필사를 했었습니다.

한 6~8개월 정도는 필사만 했었던 거 같습니다.

계산이 필수적인 구조기술사 공부를 필사만으로 했었다... 느낌이 오시죠?

풀이과정의 프로세스는 눈에 익게 됩니다. 많이 사용했던 계산법 또한 그 과정이 익혀지긴 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를 앞에 두고 직접 풀어보려고 하면...안됩니다.(치명적)

어떻게 풀어갈건지? 부정정 차수 구하는 거 부터 막혀서, 아무것도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몇 개월 허송세월 보냈다 싶어서 작전을 바꿨습니다.


1단계. 기출문제를 훑어보자.

우선 30회 분의 기출문제를 입수합니다. (어디서? 큐넷에서...)

큐넷에서는 기출문제를 공개하므로 10년 분의 기출문제를 확보한 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꼼꼼하게 봅니다.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는지 빈도는 어떠한지, 비슷한 유형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귀찮게 여기고 생략했었는데, 시험 두 번 보고 제 실력을 알고나서는

30회 분의 기출문제 출력해서 각 문제를 가위로 썽글어 분류부터 했습니다.

역학문제, 철콘문제, PSC문제, 강구조문제, 교량문제, 시사문제, 설계기준, 듣보잡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분류된 문제를 각각의 노트에 한페이지에 한 문제씩 일일이 붙였습니다.

요즘 이렇게 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PDF편집기도 있고, 워드프로세스도 있는데...

저는...가위로 썽글이고 풀로 붙였습니다. (이런 구닥다리 아저씨...)

그리고 페이지 마다 답안을 기록하거나, 요점을 기재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과목별 기출문제집이 완성됩니다.

 

(이 좋은 세상에 누가 그래 만들고 있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거 써도 될낀데... 참 갑갑네~)

ㅎㅎ 네, 편한 세상 편하게 하면 좋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과목별 기출문제집을 만들어 보는게 좋습니다.

남이 해놓은거는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면서 참고만 하면 됩니다.


2단계. 각 과목별 출제 빈도를 파악한다.

30회분의 기출문제를 썽글이고 붙였으면 출제 빈도를 확인합니다.

재료역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있습니다. (1교시 단답형, 충격하중, 보 속의 응력 등)

구조역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있습니다. (부정정 보의 처짐과 하중산정 등)

각 과목 별 빈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누구나 맞추는 문제를 혼자만 모른다면 월매나 배가 아프겠습니까?

누구나 맞춰야 하는 문제는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입니다. 절대 넘겨 버리면 안됩니다.

10년 동안 딱 한 번 나왔던 문제의 유형은 과감하게 버립니다.

출제 빈도를 표로 만들어서 보시는게 좋지만, 저는 만들기가 번거로워서 따로 만들진 않았습니다.

출제 빈도 파악은 서브노트를 만들 때 쓰이게 되니 꼭 파악해 보시길 바랍니다.


3단계. 자신만의 서브노트를 만들자.

기술사 = 서브노트

라는 등식이 떠오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계십니다.

봐야할 교재가 많다보니, 매번 교재를 펴고 공부하는 것도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출제빈도 파악이 되면 기본서에서 주요내용을 서브노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 과목에 대한 서브노트가 만들어지면 '출제빈도를 고려한 요약집'이 되므로 서브노트만 보면 됩니다.

저는 각 과목별 서브노트가 10권 넘게 있습니다. 별도로 계산문제 전용 서브노트도 5권 정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겁니다.

한 두달 갖고는 안되고 못해도 6개월 이상은 걸립니다.

(빨리 취득해야 하는데 어째 기다리노? 기출문제 풀이를 많이 해야 합격하는거 아이가?)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지만 빠르게 질러 가려다가 결국, 제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차분하게 출제빈도를 고려한 서브노트를 만들어보세요.

서브노트도 처음 작성한 그 상태에서 몇 번의 수정과 덧붙임이 발생할겁니다.

노트가 너덜너덜해질 수록 여러분의 실력은 굳건해질 겁니다.


4단계. 계산문제를 풀어보자.

구조기술사에 계산은 필수입니다.

당시 사용한 계산기

재료역학 초반의 계산문제는 이 계산기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옥재호님의 기출문제집은...상황이 달랐습니다. 매트릭스 변위법을 사용해서 풀어놓거나 최소일의 정리를 적용해서 풀어놓은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위의 계산기로는 안되더군요. 문자 연산이 안되는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문자 연산이 가능한 CAS 계산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Nspire cas

매트릭스 연산 및 적분, 편미분, 문자 연산이 가능한 계산기였습니다.

가뜩이나 문제 계산 능력도 없는데, 계산기 기능까지 익혀야 하므로 (이중고)

계산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익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듯 합니다.

구조기술사는 공부의 시작부터 난관이 많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시험을 보러 갔는데, 계산문제를 보고서도 제대로 풀 수가 없었습니다.

기본기는 어느정도 봐왔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응용문제(꼬아놓은 문제)는 손 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구조기술사의 계산문제는 단순한게 안나옵니다. 나온다고 해도 1교시에 간혹 나오긴 합니다.

125회 토목구조기술사 1교시

이렇게만 나와주면 정말 감사하죠. 지금은 손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만
공부를 시작한 초기에는 소성해석 동역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도 못 풀었습니다.

하지만 2교시 이후 부터는 문제가 사뭇 달라집니다.

 

127회 토목구조기술사 2교시

어? 이건 어떻게 풀지?
매트릭스 변위법...구조역학 책에서 보긴 했는데...어떻게 접근하지?

기술사 문제는 똑같은 문제가 아주 간혹(10년에 한 번 정도)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로운 형태이거나

내용이 다른 문제가 출제됩니다.

기본기만 갖고서는 2교시를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필사만 하면서 보낸 기간, 계산기를 들고서 문제를 풀었지만 기본기만 익히면서 보낸 기간

그렇게 2년이 후~욱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직 구조역학, 철콘, PSC, 강구조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이후로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공부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3년 후욱~)

기본기를 넘어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그걸 알지만 급한 마음에 진도를 빼고자 구조역학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양창현 교수의 '구조역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습니다. 계산문제도 풀어봤습니다.

책 내용에 오타가 제법 있었습니다. (공부 안하믄 못 찾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봤었죠. 그래도 여전히 역학 문제는 어렵기만 했습니다.

기본기 이상의 능력, 그 때 검색으로 알게된 것이 '에너지법'입니다.

에너지법이 무엇인지를 소개한 글을 보고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 카페는 여러분들이 잘 아실겁니다.)

기술사 합격에는 1,000시간의 공부량이 필요하다는 얘길 어디선가 듣고서는

'스터디헬퍼'라는 앱을 설치해서 공부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자신만의 공부방'을 만들 수 있는데, '기술사'를 같이 하면 좋을 듯 해서

검색해봤지만 토목구조기술사는 없었습니다.

없어서 제가 만들었습니다. '토목기술사'로 해놓고 열어두니 서너분이 입장하셨습니다.

그 때 알게된 지인이 지금 회사의 '대표님'이고, 다른 분들은 친구로 지내거나 아직 수험생이신 분도 계십니다.

그 분들 중 토목구조기술사를 공부하시는 한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동일한 종목이니 같이 공부하자고요.

그 분도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매일 저녁 공부한 내용을 다음날 '카톡'으로 '인증(공부했던 내용 사진 올리기)'을 하면서

공부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게 굉장히 강제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의지가 약하신 분들에겐 도움 됩니다.)

제가 쓰는 에너지법은 이 분의 도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렇게 에너지법을 익혀서 시험에 세 번째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0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야~ 진짜 초짜인가보네. 40점대 돌입했다고 기뻐하기는...)

중요한 것은 계산문제는 자신이 직접 풀어봐야 한다. 는 겁니다.

누가 잘 풀이해 놓은 답안을 구했다. 그대로 필사해본다?...이거 아닙니다...제가 해보니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풀이해 놓은 프로세스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직접 계산기 두들겨 보는겁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손이 행한 것은 다릅니다.

여러분의 계산 능력은 여러분의 손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느냐로 결정될겁니다.


5단계. 논술문제를 챙겨보자.

토목구조기술사에는 논술문제가 아주 많이 나옵니다.

죽을판 살판 계산문제만 연습해봤자. 논술문제 그냥 넘겨버리면 불합격입니다.

(건축구조기술사는 얘기가 다릅니다. 논술문제의 비중이 토목구조기술사와는 다릅니다.)

토목구조기술사의 논술문제는 해당 내용을 한 번이라도 보신 적이 있다면 뭐라도 적을거리가 있지만

한 번도 보거나 들은 적 없는 생소한 문제라면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분기좌굴'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어? 분기?...좌굴

이게 무슨...듣보잡 문제라고 생각되면 이미 게임 끝입니다. 적을 내용이 좌굴의 기본적인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쓸 내용이 없습니다.

논술문제는 서브노트로 틈틈이 만들어두셔야 두고 두고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서브노트가 많아지게 됩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1~2단계까지는 출제경향 파악

3단계는 서브노트 작성에 관한 내용이고

4~5단계가 실제 많은 시간이 필요한 계산문제와 논술문제의 공부량입니다.

서브노트까지 만들고 나서 필기시험에 응시하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기술사에 도전하겠다 = 필기시험에 응시한다.

어느정도 공부가 되어야 필기시험 본다는 생각하지 마시고, 시험은 매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처음에 시도한 방법 (필사)은 기술사 공부에 큰 도움이 안됩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공부기간은 너무 길게 잡지는 마시고 2~3년 안에 끝낸다. 라는 생각으로 공부시간표를 작성해보세요.

(1년 안에 끝내겠다?... 제가 느끼기엔 독학으로 1년은 무리입니다.)

공부해야 할 범위와 공부량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기술사가 알아야 할 공부 내용의  절대량은 존재합니다.

1,000시간이 중요한게 아니고, 내용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해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응원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