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근무가 자리잡은지도 꽤 되었는데, 국가기술자격시험은 항상 일요일에만 있었었다.

그러다 2015년에 처음 토요일에 보게 된 기술사 시험.

일요일. 남들은 쉬는 날이지만, 난 교회가는 날이다.

난 일요일에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그런데, 2020년도에는 1년에 3번 있는 기술사 시험이 모두 토요일이다.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내 이를 놓치지 않으리. 반드시 모두 응시하여 합격에 가까워 지리라. (아직 합격까지는 무리니깐...)

그렇게 겨울에 처음 치르는 4번째 기술사 시험

장소가...한국방통대(울산 본관)?  울산에도 방통대가 있었네?!!!

이날은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엽이를 부추겨 토질및기초기술사 시험을 보게했었다. ㅋㅋ

2020년도 1월은 전세계를 펜데믹에 빠지게 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발견되고

그 놀라운 전염력에 언론과 매체는 늘상 코로나 얘기로 물든 코로나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달이다.

시험 시작 전 감독관은 최근 중국에 다녀온 이력은 없는지를 사전에 묻고, 시험 안내를 시작했었다.

시험지를 나눠주고, 종소리가 나기 전까지 절대로 앞면 펼치지 말라면서 인상 쓰던 감독관

내가 그간 만나본 많은 감독중에 가장 까칠하신 분. ㅎㅎ

자. 어김없이 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다다다다' 볼펜으로 답안을 적어나가는 수험생들

이상하다. 듣보잡 문제가 없다.

4교시까지 비워둔 문항 없이 모두 채웠다.

문제는 어려웠지만, 지난 번 보다는 점수가 좋겠지?

그렇게 착각에 빠지면서 보낸 시간들. 그리고 찾아 온 점수 공개의 날

이럴수가 점수가 하락.

자만했었나? 내가 그랬었나? 아닌데...내가 아는 모든 것을 적었고, 계산했는데...

나는 복기는 안하는 타입이지만.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1교시의 논술문제는 상당히 잘했다. 평균52점. (구라 실력이 자꾸 늘어간다.)

2~4교시의 계산문제가 말썽이다. 답이 틀리면 부분 점수는 기대할 수준도 못된다.

그렇게 열심히 계산문제를 익혔는데. 실전에선 꼭 실수를 하거나 틀린다.

아...언제 50점 넘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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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구조기술사의 세 번째 시험.

두 번의 시험 이력으로 얻은 것이 있었다.

1. 토목구조기술사 시험에는 듣보잡 문제가 꼭 나온다.

2. 내가 비워둔 문항은 점수가 없다. 어떻게 해서든 문항을 비우지 말고 쓰자.

3. 한 번이라도 본 것이 있으면, 뭐라도 쓸 수 있다. 가능하면 책을 많이 보자.

세 번째 기술사 시험은.

스터디헬퍼 라는 공간에서 알게 된 '광석'님과 함께 매일 아침에 전날 공부한 자료를 카톡에 올리고

궁금한 점들을 보완하며 서로 격려 해주는 응원군을 얻은 상태에서 보게 된 시험이다.

1교시 부터 4교시 까지 

매 교시당 주어지는 문항은 다 적었다.

아는 것은 자신있게, 모르는 것은 최대한 유사한 것이라도 적었다.

비워두면 점수는 없다. 나에게 시험은 토요일 하루만 주어지고,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 남들이 쉬우면 나에게도 쉬울 수 있다.

그렇게 다짐하면서 악착같이 답안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늘상 허를 찌르던 듣보잡 문제는 없었다.

 

어김없이 다가 온 점수 공개의 날

합격은 바라지도 않는다. 40점만 넘어다오.

44.5점

점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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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첫 시험을 치르고 두 번째 응시하는 토목구조기술사 필기시험

2016년도, 쌍둥이 출산으로 2년간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시험 조차 응시하지 못했다.

나름의 변명이지만, 정말 그렇게나 바쁘고 힘겨운 2년을 보냈다.

이제 쌍둥이는 3살, 나도 더 이상 어영부영 하면 되는 나이가 아니다.

그렇게 해서 응시하게 된 두 번째 시험.

울산에 조그맣게 출장소 처럼 생긴 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가

중구 혁신도시에 산업인력공단 본부를 세울 정도로 큰 규모의 건물과 울산지사를 마련한 덕에

더이상 부산에서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즉, 이 번 시험은 울산지사에서 보게된다.

역시나 토요일 시험을 봐야하므로 8월뿐이다. 더위가 작렬한다.

그래도 좋다. 내가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수험생들은 답안지에 답을 적기 시작한다.

1교시, 역시나 내가 모르는 부분만 골라서 나온다.

토목구조물의 최적설계에서 문제의 정식화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뭐? 문제의 정식화? 

이 때, 알았다. 토목구조기술사에는 듣보잡이 꼭 하나 씩 나온다는 것을.

2교시, 어?!! 이 정도면 할 만 한대?

그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착각 속의 오류

논술 2문항과 계산 2문항을 풀어냈다.

이 때 작성했던 논술을 통해서, 내가 잡설을 푸는데 제법 사기(?) 기질이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역학문제 풀이는 역시나 꽝~ 이라는 것을...

3교시, 아 역시나. 내가 아는게 아는게 아니었다.

도대체 만만하게 손을 댈 문제가 없다.

4교시, 실무형 문제가 나온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거구나.

지중암거의  성능 부족에 대한 보강방안.

여기서, 나는 기술사 시험 최대의 실수를 하고 말았다.

마지막 문제를 적고나서, '아는 사항이 없어서 이러 이러하게 적었사오니, 넓은 아량으로... 담부턴 열심히 공부를...'

자신의 부족을 글로 표현하고 말았다. (왜 적었을까? 왜? 왜? 왜?)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아. 정말로 부끄럽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 아니하고 아니한...

절대로. 이런 감정 호소문은 적지 말자.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나 실력 없어요. 라고 홍보하는 꼴 밖에 안된다.

아~ 쪽팔려~

그러고서 역시나 돌아온 점수 공개의 날

첫 시험 20.5점 보다 14.25점이 오른 34.75점

역시나 공부는 안했는데, 채점위원들이 호소문을 참작했을까?

이래가 언제 합격하겠냐마는. (그래도 점수 마이 올랐다.)

수고한 쌍둥이 아빠. 고생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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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구조기술사에 응시한 그 첫 번째 시험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분주하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아내

'빵 점 맞으러 가는 시험인데 뭐하러 도시락까지 준비하노?' 라며 감사한 마음을 되돌려 말했었다.

고마웠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가  불합격인지 알면서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도시락.

가방에 기본서 한 권과 계산기, 필기도구를 챙겨 넣고서는 부산 화명동에 위치한 산업인력공단 시험장으로 출발했다.

한 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시험장 입구에는 학원에서 홍보 나오신 분들이 학원소개지와 노트를 건네주며 시험 잘 보세요. 하면서 응원을 해주신다.

'나도 시험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건물 입구에 붙은 수험번호와 이름, 교실번호를 확인하고 해당 교실로 입장했다.

교실 칠판에 붙은 수험자 배치도와 그 안에 쓰여진 내 이름과 응시 종목

이윽고, 8시25분경이 되자 감독관 두 명이 교실로 들어온다.

한 분은 배치도를 보면서 응시자와 결시자를 체크하고, 한 분은 칠판에 응시회수와 시간, 주의사항, 발표일자등을 빼곡하게 기록한다.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은 시험시간과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시험 잘 보시라고 격려하며 나눠준 답안지의 감독 확인란에 사인을 해준다.

1교시, 아는 문제가 별로 없다.

수험서에서 본 듯한 살짝 익숙한 단어와 설계기준에서 봤던 어렴풋한 내용의 문제가 눈에 들어온다.

강재의 부식피로

수동말뚝

하천교량 고려사항

선박 부유물 충돌로 부터 구조물 보호방안

경사 압축장

얘네들 말고는 아는게 없다. 일단 적는다.

10문제 중에 5문제는 적었는데, 나머지 5문제는 뭘로 하나?

시공풍속기준 을 선택해서 나름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이젠 적고 싶어도 적을게 없다. 정말 없다.

그렇게 4문항을 비워두고 1교시는 끝~

2교시, 큰 일 났다.

1교시 때 보다 더 모르겠다. 부정정 보의 스프링상수k를 산정하는 문제를 택해서 매트릭스 변위법으로 풀어나간다.어? 이게 아닌데... 어설픈 연습의 기억들이 이런 곳에서 드러난다.풀긴 했는데, 자신이 없다.PC거더 횡만곡, 케이블, 철콘 문제를 손 댈 수가 없었다. (도저히 모르겠다.)

콘크리트 교량의 내구성 지배 인자

회전기계 기초의 진동특성과 진동해석 과정 을 선택해서 소설(?)을 썼다.

3교시, 총체적 난국은 이럴 때 쓰는 말일거다.

철콘 바닥판의 손상 종류, 억제 방안

교량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재하시험

PSC사장교의 특징을 강사장교와 비교 설명

이렇게 3 문항을 골라서 또 소설 썼다. (정말 괴로웠다.)

4교시,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글 쓰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교량 내하력평가방법

설계VE

곡선교의 거동과 설계시 고려사항

이렇게 3 문항을 적었다. 이 4교시에서 내가 기억하는 역대급 듣보잡 문제가 나왔다.

3차원 구조물의 변형율 불변량

주어진 것은 3x3행렬과 μ

난 핵교 댕길 때, 이런거 안배웠는데... 별 희안한 문제가 다 출제되네.

답안지를 제출하고 교실을 나서기 전

냉방설비가 없는 교실에서 8월의 더위에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던 감독관이 너무 애처로워

가방에 있던 손부채를 건네주고 교실을 퇴장했다.

이야~ 제대로 답안을 적지는 못했었도 시험을 다 보고나니 이렇게나 좋구나~

그로부터 한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난 9월의 어느 날 점수가 공개됐다.

첫 시험 20.5점

한 달간 매트릭스 변위법만 대충 보고, 논술을 읽는 둥 마는 둥 했었던 공부 이력

그러고도 20.5점을 받았으니, 채점위원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몰라도 이것 저것 써내려갔던 정성이 갸륵했나보다.

공부 안하고 첫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은 없으며,

공부 안하고 50점 이상 받는 사람은 아주 극극소수이고, (이 들의 합격 수기를 가능한 참고하지 마라. 도움 안된다.)

공부 안하고 첫 시험에 20점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10점대의 점수를 받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점수를 부끄러워 하지 말고. 공부를 안한 자신을 부끄러워 해라.

그 만한 점수를 부여한 채점위원들에게 오히려 고마워 하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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